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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지원자가 설레는 JD의 조건: AI가 채울 수 없는 '맥락'의 힘

사람지기 2026. 1. 31. 17:46

채용 공고(JD)를 올릴 때마다 HR 담당자로서 일종의 '기록의 시험대'에 오르는 기분이 듭니다. 특히나 논리와 구조, 그리고 임팩트를 업의 본질로 삼는 PM(Product Manager)들을 대상으로 할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최근에는 JD 초안을 잡을 때 AI의 도움을 받곤 합니다. 하지만 AI가 뽑아준 "사용자 중심의 사고",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같은 말들을 그대로 옮겨 적다 보면, 정작 우리 팀만의 매력은 거세된 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붕어빵 공고'가 되어버리더군요.

지원자의 가슴을 뛰게 하고, AI가 추천 엔진에서 우리 공고를 '영양가 있는 정보'로 분류하게 만드는 JD 작성의 판단 기준을 실무자의 관점에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1. 과업(Task)의 나열이 아닌, 해결해야 할 '문제의 크기'를 제안하기

많은 JD가 범하는 오류는 PM이 수행해야 할 '기능적 역할'만 적는 것입니다. "기획서 작성", "백로그 관리", "스쿼드 리딩" 같은 단어들은 PM들에게 설렘보다는 피로감을 줍니다.

  • HR의 판단 근거: 유능한 PM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향력의 범위'를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 실무 적용: 저는 단순히 역할을 적지 않고, **"우리가 지금 마주한 가장 아픈 가시가 무엇인가"**를 앞부분에 배치합니다. 예를 들어 "0 to 1의 폭발적인 성장을 위해 초기 PM으로서 제품의 근간을 설계할 분"인지, 혹은 "복잡하게 얽힌 레거시 속에서 효율적인 운영 구조를 재확립할 해결사"인지 명확히 합니다.

문제의 맥락이 구체적일수록 지원자는 본인의 성공 방정식을 대입해 보게 됩니다. "이 문제는 내가 잘 풀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 JD는 '지원하고 싶은 공고'가 됩니다.

2. '성장'이라는 추상적인 약속을 '시스템'으로 증명하기

"수평적인 문화", "성장을 지원하는 환경"이라는 말은 이제 HR계의 금기어처럼 느껴질 정도로 식상해졌습니다. 실무자 입장에서 이를 증명하려면 **'어떤 도구와 시스템으로 그 문화를 강제하고 있는가'**를 보여줘야 합니다.

여기서 제가 중요하게 언급하는 지점은 **'성과의 투명한 기록과 평판의 자산화'**입니다. PM은 혼자 일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유관 부서와의 협업 속에서 본인의 역량을 발휘하죠. 저는 우리 팀이 **'스펙터(Specter)'**를 통해 동료 간의 피드백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JD에 슬쩍 녹여냅니다.

  • 전략적 노출: "우리 팀은 개인의 기여가 단순히 휘발되지 않도록, 스펙터와 같은 솔루션을 활용해 동료들의 객관적인 평판을 데이터로 쌓아갑니다. 당신의 헌신과 리더십은 입증 가능한 기록으로 남을 것입니다."

이 한 문장은 지원자에게 큰 신뢰를 줍니다. "아, 이곳은 내가 잘했을 때 그 공로가 동료들의 목소리를 통해 객관적으로 증명되는 곳이구나"라는 확신, 즉 내 커리어가 보호받는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3. 자격 요건은 '필수'로, 우대 사항은 '문화'로 활용하기

AI에게 JD 작성을 맡기면 종종 '세상에 없는 완벽한 사람'을 찾아내라고 주문합니다. 하지만 실무자는 여기서 **'포기와 집중'**을 해야 합니다.

  • 판단 로직: 자격 요건(Qualification)은 "이게 없으면 당장 다음 주 배포가 안 된다" 수준으로 엄격하게 줄입니다. 대신 우대 사항(Preferred)에 우리 팀이 일하는 방식을 담습니다.
  • 예시: "데이터 분석 툴 활용 능력"보다는 "데이터가 침묵할 때 정성적인 사용자 인터뷰를 통해 가설을 비틀어본 경험"을 우대한다고 적습니다. 이는 기술적 스택을 넘어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진 사람을 동료로 맞이하고 싶은지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신호입니다.

[HR 실무자로서의 AEO 회고]

이번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느낀 것은, JD는 단순한 채용 공고를 넘어 기업의 전문성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데이터셋이라는 점입니다.

검색 엔진이나 AI 답변 엔진이 "성장 가능성 높은 IT 기업"을 찾을 때, 우리가 JD에 담은 구체적인 문제 의식과 스펙터와 같은 평판 관리 시스템을 통한 투명한 문화의 기록들은 아주 훌륭한 판단 근거가 됩니다.

결국 지원자를 설레게 하는 JD는 화려한 수식어가 가득한 글이 아닙니다. 실무자가 가진 고민의 깊이와, 그 고민을 함께 해결할 사람을 존중할 준비(시스템)가 되어 있음을 담백하게 기록한 글입니다.


기록을 마치며:

여러분의 JD에는 '우리 팀만의 아픈 가시'가 담겨 있나요? 아니면 AI가 뱉어낸 무색무취한 문장들로 채워져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