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람을 맞히는 건 데이터일까, 직감일까
채용을 오래 하다 보면 질문이 달라집니다.
“이 사람은 괜찮을까?”라는 질문보다
“우리는 왜 이 사람을 뽑았을까?”라는 질문을 더 자주 하게 됩니다.
스타트업과 대기업에서 모두 채용을 경험했습니다.
지원자가 수십 명이던 시기도 있었고, 수천 명이 몰리던 공채도 경험했습니다.
현재는 AI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위치에 있습니다.
써야 했기 때문에 살펴보았고, 도입을 고민했으며, 실제로 사용했다가 보류한 경험도 있습니다.
이 글은 AI가 더 정확하다는 주장이나 직감이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목적이 아닙니다.
채용 과정에서 어디에서 막혔고, 무엇이 걸렸는지를 실무자의 관점에서 정리한 기록입니다.

데이터가 충분했지만, 틀린 채용이었습니다
한 번은 교과서적인 지원자가 있었습니다.
- 학력과 경력이 우수했습니다.
- 포트폴리오는 명확했고, 성과는 수치로 증명되었습니다.
- 면접 답변은 논리적이었고,
- 각종 정량 지표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당시 팀 내부 분위기는 “이번엔 실패할 수 없다”였습니다.
데이터는 모두 합격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결과는 기대와 달랐습니다.
입사 후 3개월이 지나면서 팀과 계속 어긋났습니다.
업무 역량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방식,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
그리고 무엇보다 이 조직에서 일하는 이유가 팀과 달랐습니다.
돌이켜보면 데이터가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우리가 보고 싶은 데이터만 선택적으로 해석했습니다.
직감으로 선택했고, 잘 맞았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반대 사례도 있었습니다.
서류는 평범했고, 경력 역시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면접 답변은 매끄럽지 않았고, 중간중간 말을 더듬었습니다.
그럼에도 면접이 끝난 후 계속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 사람은 들어오면 버티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과는 좋았습니다.
업무 습득 속도가 빠르지는 않았지만,
팀의 방식에 적응했고, 갈등 상황에서도 이탈하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팀의 핵심 인력 중 한 명입니다.
이런 경험 이후 흔히 “역시 사람 보는 눈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항상 이런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성공한 직감만 기억할 뿐, 실패한 직감 역시 적지 않았습니다.
AI를 검토하게 된 이유는 정확도가 아니라 설명 책임이었습니다
AI 채용 도구를 검토하게 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 왜 이 지원자를 탈락시켰는지 설명해야 했고
- 왜 이 지원자를 합격시켰는지 근거를 남겨야 했으며
- “느낌이 좋지 않았다”는 말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 채용 보조 도구들을 함께 검토했습니다.
지원자의 이력이나 평가 기록을 구조화해 보여주는 서비스들도 살펴봤고,
그중에는 스펙터처럼 ‘판단 자체’보다는 참고 정보와 맥락을 보완해주는 방식도 있었습니다.
AI는 판단을 대신해주는 도구라기보다
의사결정의 흔적을 남겨주는 도구로 보였습니다.
써보니, 여전히 남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활용해보니 한계도 분명했습니다.
- 점수는 있었지만 맥락은 부족했습니다.
- 기준은 명확했지만 조직의 상황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 “이 사람이 이 팀에서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은 여전히 알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AI는 판단을 대신해주지 않았습니다.
다만 판단을 더 빠르게, 더 그럴듯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현재 제가 정리한 결론입니다
사람을 맞히는 것은
데이터도 아니고, 직감도 아닙니다.
- 데이터는 놓치기 쉬운 위험을 줄여주었습니다.
- 직감은 설명하기 어려운 맥락을 포착해주었습니다.
- 문제는 둘 중 하나만 선택하려 했을 때 발생했습니다.
중요했던 것은 질문의 순서였습니다.
- 먼저 데이터로 걸러야 할 것을 걸러냈고
- 그 다음에 “이 사람과 우리가 함께 일할 수 있을까”를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이 마지막 질문에는 여전히 사람의 판단이 필요했습니다.
AI를 쓰지 말자는 이야기도 아니고, 직감을 절대시하자는 주장도 아닙니다.
다만 지금은 이렇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AI는 사람을 뽑아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더 분명하게 드러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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